2015년 5월 28일 목요일

On 오전 11:26:00 by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 in    No comments

지난 5월20일, 대전광역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에서 진행된 정기 이사회 풍경을 전합니다. 우리 협의회의 정기 이사회는 격월로 진행하고 있고요. 각 지역센터들의 장 혹은 지정한 자들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식구들이 참여해주셨어요^^

유창복,김종호(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최순옥(은평구마을지원센터), 지혜연(도봉구마을지원센터), 구자인(한국마을지원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 이현민(전북마을만들기협력센터), 권상동(강릉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 이현선(안산시좋은마을만들기지원센터), 강영희(대전시사회적자본지원센터), 강신욱(진안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윤난실,정윤량(광주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 류태희,송주민(한국마을지원센터협의회 사무국)



회의를 마치고는 이런 우아한(?) 대전의 카페에 들러 담소도 나눴지요^^


2015년 5월 26일 화요일

On 오후 2:12:00 by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 in    No comments
[마을센터 사람들1] 윤난실 광주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장(하)

<상편에 이어 계속>


거버넌스 말씀을 하셨는데요, 사실 중간지원조직이라는 것이 행정과 민간 사이에 낀 존재잖아요. 그런 정체성에 대한 고충 같은 것도 있지 않으셨나요?
"제가 느끼는 것과 우리 직원들이 느끼는 것이 조금은 다르더라고요. 직원들은 공무원들이 은근히 갑질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우리가 갑질하는 거 아니야 했더니 ‘센터장님은 모르세요’ 이런 일이 있어서(웃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시민활동을 했던 활동가들은 공조직에 대한 불신감이 있어요. 공무원들은 원래 그래. 지도 감독하려고만 해. 이런 게 있죠. 공무원들은 시민활동가에 대한 불신이 있어요. 저 친구들은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은데, 서류 처리하는 건 엉터리야. 이런 거 있잖아요.  저는 서로의 장점을 잘 끌어내야 한다고 봐요. 사실 행정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굉장히 많아요. 우선 공신력이 있죠.  저는 마을 활동 중에, 공익활동지원센터 하면 의구심을 표하며 눈 깜빡깜빡하는 주민들에게, 공무원을 앞장 세울 때가 있어요. 하나 더 덧붙이자면 어쨌든 행정은 재원이 있잖아요. 

반면 민간은 유연하고, 현장에서 있었기 때문에 전문성이 있죠. 공무원들은 인사 이동이 너무 잦아서 터득하기 쉽지 않은 것들. 현장 활동성이라든지 유연함이라든지 하는 건 민간이 강해요. 

중간지원조직은 민간활동을 할 때처럼 하면 안 된다고 봐요. 민간에 가서는 공무원 입장을 두둔해주고 공무원들 만났을 때는 민간 입장에서 얘기해주고, 중간지원조직이라는 게 그런 존재죠. 민간처럼 활동하려면 민간으로 가라. 저는 그렇게 얘기하고, 또 하나는 행정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아라. 이것이 핵심이잖아요. 행정을 향해서는 이런 것들을 민간 입장에서 요구할 줄 알아야죠.

또 중간지원조직은 꼭 행정이 요구하지 않더라도 단기 성과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걸 민간활동가들은 성과중심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5년 뒤에 딸 과일나무를 심기도 하지만, 바로 한두 달 뒤에 뜯어먹을 수 있는 상추나 고추도 심고 그렇잖아요. 그런 재미가 운동을 길게 가게 하죠. 그런 측면에서 우리 센터의 단기 성과도 잘 관리할 필요가 있고, 마을에도 지속성만 강조할 게 아니라 단기의 재미를 느껴야 그에 힘입어서 지속가능한 것이다. 마을 활동도 그래서 장기사업, 단기사업, 이런 균형을 잘 가져갈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거버넌스를  어려워 하는 목소리가 많잖아요. 혹시 윤난실 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그런데 이런 거예요. 공무원들에게는 성과를 돌려줘야 됩니다. 저는 농담으로 구청 주민자치과가 우리 센터랑 일하는데, 그러면 무조건 승진 하실 수 있습니다. 또 하셔야 되고. 이건 아주 농담으로 하는 얘긴데요. 제가 보기에 공무원들은 일단 공적 업무를 한다는 자부심을 많이 가지도록 북돋아 줘야 돼요. 아쉽게도 대부분 직장인처럼 되어 있잖아요. 

마을 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변화를 촉진하는 것처럼, 중간지원조직은 공무원의 변화도 촉진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도감독의 입장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지원협조다. 주민들을 만날 때 당신들은 감독이 아니고 지원이다. 그렇게 공무원 활동을 촉진해 줘야해요. 그와 더불어 아까 얘기했듯이 성과를 공무원에게 자꾸 돌려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게 노하우인가?(웃음)"

그리고 마을센터들을 보니, 모법인이나 센터장에 따라서 조직문화가 많이 다른 모습이더라고요.
"작은 조직일수록 대표자들의 마인드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큰 조직은 문화로 정착이 되는 거잖아요. 체계로 움직이는 거고. 우리 센터 식구들은 저한테 일을 너무 많이 만든다는 불만이 있는 거 같아요. 저희는 나이 차이도 좀 많아요. 제가 50대 초반, 우리 사무국장이 40대 초반, 직원들 30대 중반 정도. 이렇게 있어요. 그래서 아주 좋더라고요. 세대가 골고루 있어서. 

제가 보니까 우리 센터 식구들은 할 말은 다하는 것 같아요. 우리가 재미나야 마을살이 하자고 권하는 사람한테도 재미나잖아요. 우리가 재미났으면 좋겠다 싶은데 그러기엔 일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요."

아까 말했듯이 행정과도, 또 시민단체와도 다른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하잖아요. 어떤 지향이 있나요?
"저는 기본적으로 각각의 팀이, 활동가 개인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봐요. 자율성을 가진다는 얘기는 정확하게 자기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하거든요. 기본적으로 그게 좋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팀플레이가 중요해요. 그러니까 저는 개인에게 자율성이 충분히 보장됐을 때, 팀플레이도 가능하다고 봐요. 우리도 주민도 수평적으로 만날 수 있으니까."

지금 광주 광역단위에서도 중간지원 센터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기초단위에서 활동하시는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 광역 모델을 꾸렸으면 좋겠는지, 의견을 듣고 싶어요.
"이미 몇 차례 민관이 같이 논의를 해왔어요. 또 광주에 살기좋은마을만들기네트워크, 광주발전연구회 삼자가 작년에도 5~6차례 만났어요. 워크숍을 하면서 활동에 대한 방향을 잡고 그랬는데 이건 합의가 됐어요. 중간지원조직의 중심은 자치구로 가야 된다. 왜냐하면 마을 활동이라는 것이 밀착이 중요하잖아요. 힘도 자치구에 싣고 집행도 자치구 중심으로 하도록. 광역은 정책이나 전체 네트워크 사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 교육도 역할 분담해서 마을 활동을 이끌어가는 리더 교육 등은 광역이 해야 하지만, ‘찾아가는 마을학교’와 같은 동네에서의 교육은 자치구가 하도록. 이런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그리고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도 따로 만든다는 말도 있고, 또 도시재생도 센터를 만든다고 할텐데, 그런 부분에서 광주 정도 150만여명 인구 사이즈면 50~60명 규모로 통합한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어도 괜찮을 거 같아요. 그래서 아주 긴밀하게 통합센터 안에 마을센터, 사회적경제센터, 도시재생센터가 들어있을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는데 제가 관계자 참여혁신 단장한테 얘기했더니, 행정 칸막이 때문에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잘 노력해 봐야겠죠."




그런 지적이 있어요. 마을사업이 중산층 위주로 참여하는 거 아닌가. 특히 아파트 공동체 활동을 보면 아주 삶이 팍팍하진 않은 분들이 자신들의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드는 활동이 이루어지는 형태가 많다는 의견인데요. 광산구도 그런 고민이 있으신지.
"사실 우리도 그렇습니다. 다만 우리가 공동체 모델을 만들려고 사업을 하는 것은 일단 눈으로 보여주는 거잖아요. 저렇게 하니까 재밌게 살지 않느냐. 우리도 한번 해볼까? 이렇게 되는 것처럼. 일단 시작은 지금 그렇게 해요. 그런데 마을 공동체가 더 필요한 분들은 서민들이잖아요. 그래서 작년에 임대아파트 관리 사무소장단 네트워크를 꾸린 적이 있어요. 

특히 영구 임대아파트 같은 경우는 임차인대표회의를 구성하도록 목표를 뒀죠. 사실 영구 임대아파트의 경우는 너무 힘들죠. 그래서 올해 저희가 종합복지관들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하고 별도로 하반기에 교육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거기는 주민 주체들이 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정도가 통장님들과 복지관에 왔다갔다 하시는 분들. 그래서 복지관이 굉장히 중요해요. 복지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마을에 대한 이해가 충분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그 교육 또한 계획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협의회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꾸려가면 좋을까요?
"다들 바쁘기 때문에, 가면 챙겨올 게 있어야 되요. 그래서 협의회 갔더니 어디 중간지원조직 경험이 참 좋네, 저거 가져다가 우리도... 그건 전파시키는 것이거든요. 전파될 때 계속 서로 상생하게 되죠. 그래서 회원 센터들이 보탬이 될 수 있는 거리들을 많이 만들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전국의 마을센터들이 다 지자체 조례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불안정해요. 단체장 바뀌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지자체가 직영하면서 외부 개방형 공무원 채용해서 이름을 그냥 센터라고 부르는 경우들도 많아요. 굉장히 쉽게 접근하고 있는 거죠. 

광주시도 광역센터 만들려고 하면서, 자치구 센터 설치하라고 삼천만 원씩 내려 보냈어요. 그래서 내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각각이 가지고 있는 자치구 센터 예산에 매칭을 해줘라. 그래야 제대로 만든다. 그런데 그 얘기는 관철이 안됐어요. 삼천만 원씩 5개 구에 내려갔는데, 외부에서 전문가 한 사람 뽑아서, 7급 공무원을 센터장으로 임명해서 하고 있어요. 광산구처럼 일년 예산이 5억이면, 광주시가 그에 비례해 매칭해서 운영토록 해야지 제대로 된 센터를 만들지 않겠어요? 

결국 자치조례에 근거한다는 것은 단체장 개인의 의지에 달려있어서 불안정하고, 그래서 중앙부처에서 모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모법을 만들자니 제2의 새마을운동처럼 돼버릴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거잖아요. 저는 이 센터의 존립근거가 되는 정도의 모법을 만드는 일은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우리가 흔히 중간지원조직은 빨리 없어져야 되는 조직이다. 그렇게 얘기는 해요. 그런데 그것은 사실 정치적 수사고 마을 활동이 제대로 하는데 있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한 거잖아요. 이런 중간지원조직이 앞으로 한 세대는 가야 한다는 장기적인 생각을 해야 하고. 

안행부에서 작년에 기본법 안을 가지고 와서 토론회 한번 했는데, 굉장히 비판적으로 얘기를 했죠. 주민협의체를 구성해야 된다는 둥 말아야 한다는 둥 그런 얘길 정부에서 할 필요도 없어요. 중간지원조직의 근거만 두고 마을 활동에 대해서 지원한다고 하는 포괄적인 것만 규정하고 나머지는 다 지자체들이 알아서 하게 하도록, 마을이 알아서 하도록, 주민들이 알아서 하도록 이런 게 취지에 맞다고 얘길 했죠. 저는 어쨌든 안정적으로 중간지원조직 활동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본법 정도의 모법을 센터협의회 차원에서 같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인터뷰 진행: 송주민, 류민수
녹취 정리: 류민수
글, 사진: 송주민

2015년 5월 22일 금요일

On 오후 2:56:00 by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 in    No comments
[마을센터 사람들1] 윤난실 광주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장(상)
편집자 주: 전국 각지에서 마을을 일구는 주민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마을 중간지원조직 활동가들! 행정과 민간 사이에 ‘낀 존재'의 숙명을 가진, 그리하여 행정의 자원을 일선 주민들의 활동에 연결하고자 애쓰고 있는 사람들! 마을센터 활동가들은 어떤 지향과 고민을 가지고 마을로 향하고 있을까요? 살아온 ‘뒷 배경'과 살고자 하는 ‘미래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국마을지원센터협의회에서 전국 마을센터 사람들을 만나러 갑니다. 잘 알지 못했던 서로의 깊은 인간적인 진면모를 함께 나누고 교류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마을'은 특정한 세부 전문 분야라기보다는 인간의 삶이 총체적으로 구성되는 미시적인 공간이다. 그렇기에, 마을지원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의 ‘출신 성분'도 굉장히 다양하다.

광주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장 윤난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었다. 그러고보니 필자가 과거 공중파 방송 다큐에서 본 적이 있던, 일명 ‘공장으로 간 지식인들'이란 부제로 80년대 당시 공장에 ‘위장취업'을 했던 대학생들과 진보세력의 활동을 담은 영상이었다. 거기에 비친 윤난실 센터장은 노동운동가이자 진보정당 운동가였다.

노동과 정당운동을 통해 사회를 바꿔보려던 이가 마을 활동으로 흘러들어온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5.18로 대변되는 ‘광주의 정신’은 어떻게 마을 활동으로 연결되고 승화되고 있을까? 광산구는 다른 센터들과 비교해 어떤 특징이 있고 자랑거리는 무엇일까? 거버넌스는 원할할까? 

궁금한 질문 거리들이 많았다. 2015년 5월8일,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를 찾아 윤 센터장을 만났다. 광산구는 ‘아파트 숲'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대규모 신도시 느낌이었다. 센터장 실에 마주 앉아 자연스럽게 첫 질문을 던졌다.

호구조사부터 하겠습니다(웃음). 마을센터에서 일하시기 전에는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지역에서 정치 활동을 했어요. 구체적으로는 진보신당 부대표를 하고 있었죠. 2002년에는 당시 민주노동당으로 광주 최초의 진보정당 시의원을 했던 경험도 있고요."

정당 활동을 쭉 하셨던 건가요?
"아니요. 그 전에는 노동운동을 해왔어요. 전노협(전국노동조합협의회) 결성 시기에 지역 노동조합 협의회를 만들었어요. 민주노총의 전신이 전노협이죠. 그 전에는 공장에 위장 취업으로 있었고. 사실 저는 원래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어요. 광주교대를 다녔었죠. 그런데 교대생에게 군사훈련을 시켜요. 전두환 정권 때. 그거 반대하다가 징계를 받고 학교를 나오게 됐죠. 거슬러 올라가면 그렇게 됩니다."

그러다가 어떤 연유로 마을센터로 활동이 흘러오게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제가 마을운동을 하게 될 줄 몰랐어요. 그래서 그동안 마을 일을 했던 분들하고 조금 다른 DNA를 가지고 마을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계기는 정당 활동을 했기 때문에, 그리고 여전히 저는 인간 삶의 중요한 부분이 정치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정치를 저는 정당을 통해서 해보려고 했다가,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들, 이런 것들을 보게 되죠. 한편으로는 좋은 정치인이 선택되지 못하는 문제, 또 하나는 국민들에게 약속을 하고 제도권에 들어간 사람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현상. 그렇게 주권자를 대리하는 정치를 하는 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러면서 자치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런데 지방자치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단체 자치이지, 주민 자치의 취지를 못 살리고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실질적인 주민 자치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이 일을 하게 된 거예요. 

저는 주민들을 만날 때, 늘 두 가지 균형을 잡아보려고 해요. 하나는 고독사라든지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여전히 촘촘한 복지제도를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지방 정부에, 중앙 정부에, 국회에 다 촘촘한 주민복지를 요구해야 돼요. 여전히 민주 시민으로서의 요구 투쟁에 대해서 우리는 계속 가야 된다고 봐요. 그러나 다른 한 측면으로 그런 촘촘한 복지제도가 실현되기까지, 이웃의 고독사라던지 이런 문제를 방치하고 있을 거냐. 그런 측면에서 마을에서 스스로 공동체 주도로,  복지든 안전이든 자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균형을 가지고 저는 마을운동을 하죠.

결국 저는 이런 걸 기대해봐요. 우리 센터가 2년, 나아가 10년 활동했다고 했을 때, 그 기간 동안의 노력에 비례해서 광산의 정치 환경은 훨씬 더 좋아 있어져야 한다고 봐요. 그렇지 않겠어요? 공동체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호혜적 경제라고 하는 사회적경제 활동들이 활발하게 됐을 때 전반적인 주민 생활지표들과 공동체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고 결국 정치 환경의 발전으로 꽃피지 않겠어요?  그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갈게요. 광산구 센터는 어떻게 해서 설립되게 됐는지?
"2010년, 민형배 구청장은 당선이 되자마자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고민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중간지원조직 설립 준비에 들어갔는데, 의회에서 조례가 통과하기 까지 무려 32개월이 걸렸어요. 준비기간이 퍽 길었는데, 의외로 지방의회의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이해가 낯설었고, 색안경 끼고 보는 정치적 시각도 있었죠.  예를 들면 선출직 단체장이 자신의 정치적 성장을 위해 어떤 도구로 활용하려는 것은 아닌가라는 오해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낯섦과 오해라는 긴 산고를 거쳐 2013년 4월17일 개소했고요. 이제 2년 됐죠. 저희는 관설민영 형태의 중간지원조직이죠. 광산구가 설립하고, 민간에서 위탁받아 운영합니다. 모 법인은 (사)마을두레예요. 애초에 있었던 조직이라기보다는 이 중간지원조직을 위탁하기 위해서, 지역사회 민간활동가들이 모여 법인을 구성한 거죠."

여기 센터 공간을 보니, 굉장히 크고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들이 있는 거 같은데요?
"다른 지자체에서 많이 방문하세요. 이 센터의 모델 설계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저희는 통합형이거든요. 마을만들기 지원도 하고, 사회적경제 지원도 하면서 이 센터와 같은 주민커뮤니티 공간도 조성하는데, 이걸 주민 플랫폼이라고 불러요. 기초지자체 행정이란 것이 사실은 중앙의 여러 부처 일들이 다 모이는 깔데기 같은 공간이예요. 그런 측면에서 통합모델이 적절하지 않았나 싶고. 그래서 다들 공부하러 오시는 것 같아요."

마을 중간지원조직들이 보통 ‘마을'이나 '공동체' 등등의 명칭을 쓰는데, 공익활동이란 이름은 생소해요. 이 이름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저는 언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드러내는 가치와 지향 때문에 그렇거든요. 저는 공익이란 말을 그렇게 봐요. 시장이란 말은 굉장히 보편성을 획득했는데, 공익이라는 말은 너무 낯선 말이 되어가고 있어요. 공공성이라는 말도 고루한 것처럼. 더러 마을만들기도 공공성의 주체를 정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공공성의 주체 자체가 시민이죠. 예를 들면 아파트에서 엄마들과 아이들이 도서관이 필요해서 함께 모여서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일을 해요. 이제 공익활동이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이 이름이 전 매력있어요."

광주라는 도시가 또 역사성이 있잖아요. 말씀하신 시민성과 민주성과 관련해서요. 그런 광주가 갖는 의미가 어떻게 마을 활동으로 연결되는지, 어떤 지향으로 이어지는지도 궁금하네요. 
"광주가 5.18의 도시이기 때문에 시민 모두가 각자 어떤 한 토막의 5.18을 기억하고 있어요. 다 기억하고 있죠. 가까이는 자기 친구가, 우리 가족 중에, 다들 5.18과 관련한 자기 기억이 있어요. 남한테 들은 내용이 아니라 구체적인 기억이. 

5.18을 여러 가지로 정리를 하지만, 저는 김상봉 전남대 교수의 정의를 많이 동의하는데, 하나는 총, 그건 저항을 의미하고요. 나머지는 피와 밥. 이건 생명을 같이 나누는 의미예요. 이게 사실은 공동체거든요. 자치하는 공동체. 저는 그런 경험을 광주 사람은 일정하게 체화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을 운동에 명시해서 5.18 정신을 얘기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봐요."



광주 중에서도 여기 광산구라는 지역사회가 가진 특징은? 오면서 보니 대규모 아파트 단지 분위기였어요. 
"광산은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예요. 광주면적의 1/2 정도 되고. 그래서 택지가 제일 빠르게 조성되고 있는 신도시 느낌의 곳이고. 아파트 거주율이 83%로 전국 최고 수준이죠. 그래서 작년에 아파트 공동체 로드맵을 수립했어요. 31가지 과제를 민간과 관계 공무원들, 마을 활동하시는 분들하고 아파트의 소장들, 전문가들이 모여서 아파트공동체운동 로드맵을 함께 수립 했죠. 또 광산은 구청 안에 아파트 공동체팀이 별도로 있어요. 아파트라고 하는 주거 형태에 맞는 공동체 활동을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죠."

도농복합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럼 농촌 지역이라든지 이런 곳도 같이 활동하시고 있으신 건가요?
"그 동안은 아파트에 집중해온 게 현실이예요. 저만해도 작년에 아파트 57군데 간담회를 진행했거든요.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제는 기존 주민 주거지와 농촌으로 활동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농촌동하고 기존 주거지 동별로 찾아가는 마을학교를 계획하고 있고요. 제가 보니까 농촌동은 이미 공동체성이 높은 곳이예요. 농촌의 마을만들기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즉 공동체 경제를 키우는 게 급한 과제더군요. 아파트 같은 경우는 어떻게 개인화된 삶을 이웃과 함께하는 삶으로, 아파트 문을 열게 할거냐. 이게 특징인데 말이죠."

광주도 마찬가지인가요? 서울이 사실 그런 문제가 많죠.
"서울이 의외로 아파트 거주율이 50% 정도밖에 안되던데, 여기가 오히려 더 높죠?. 그런데 아파트의 체계를 보면, 입주자대표회의가 있어요. 직선제로 뽑는 주민대표기구가 있는 거죠. 그 다음에 집행기구가 있어요. 관리사무소를 비롯한 직원들이 있죠. 또 자생조직이 있어요 부녀회, 노인회 등등. 그리고 아파트는 관리비라고 하는 기금이 있어요. 어떤 측면에서는 아파트가 공동주택이잖아요.

저희가 ‘당신 마을이 어디입니까’ 설문조사를 한적이 있어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다 자기 마을을 아파트라고 생각해요. 농촌동에 가면 옛날부터 있어온 부락과 마을을 자기 마을이라고 하고요. 구도심은 동이나 통을 마을이라고 이해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보기에 주민들이 자기 삶과 환경에 맞게끔 정확하게 마을을 이해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파트가 하나의 마을이라고 보고 로드맵이나 특별팀을 꾸려서 지원 활동을 해나가고 있는 것이죠." 

광산구 센터가 특히 잘하고 있는 사업이나 활동이 있다면? 자랑하고 싶은 사례가 있으신지?
제가 자랑을 잘 못해요(웃음). 굳이 말하자면, 일단 광산은 민관 거버넌스가 잘되고 있어요. 마을은 굉장히 다양한, 행정으로 보면 칸막이로 나뉘어 있는 다양한 부서와 연결되어 있거든요. 예를 들면 여성 분야는 여성친화마을을 얘기해요. 보건소는 건강마을. 인권 쪽은 인권마을. 복지 부서는 마을복지를, 교육 쪽은 마을교육공동체를 얘기하잖아요. 게다가 재래시장, 도시재생.... 끝이 없죠. 그래서 센터와 광산구가 공동체업무 행정 조정 협의회를 꾸렸어요. 행정의 15개 팀하고 저희하고 모임을 합니다. 올해 첫모임을 한번 했는데, 정말 이렇게 통합적인 자리가 필요했다고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오더군요. 


더 자랑할 기회를 드리죠(웃음)
또 하나는 마을의 숨은 고수들을 찾아서 마을상담사 15분을 위촉했어요. 이분들이 무슨 일을 하냐면, 우리는 공동체 공모사업을 하기 전에 워크숍을 권해요. 계획부터 주민들과 함께 짜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워크숍을 주민들과 이분들이 함께 진행했어요. 말하자면 또래 상담 같은 개념이예요.

또 지금 21명의 마을플래너를 모집 중이에요. 마을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마을 자원조사를 하실 예정이죠. 소정의 교육을 마치고 나면, 위촉을 해서 7월부터 활동에 들어갈 겁니다. 조사비 등 소정의 활동비도 지원이 되고요. 인구가 적은 농촌동은 몇개 묶어주기도 하고. 수완동 같은 경우는 7만6천명이 사시는 전국에 제일 큰 동이거든요. 여기는 두분 정도 배치한다든지. 탄력성은 갖겠지만 기본은 동에 한 명씩 마을플래너를  배치할 예정입니다.

사회적경제의 경우, 광산의 협동조합이 103개예요. 자치구 치고 굉장히 많죠. 협동조합을 만들기는 쉬운데 운영이 어려워요. 차라리 자영업을 했으면 신경 안 써도 될 것들. 예를 들어  총회 한번 하고 나서도, 이사 한번 바꿔도 인감부터 시작해서 서류 작업이 많아요. 그래서 작년에 사회적경제 멘토단을 구성했어요. 경영, 마케팅, 조직운영, 세무회계 등의 각 전문가를 멘토단으로 임명해서, 협동조합들의 고충을 담할 수 있게 운영을 했죠. 그랬더니 광주시도,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도  벤치마킹하더라고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사회적경제 주체들한테 얼마나 밀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 같아요. 저희가 소상공인진흥원처럼 돈을 지원해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얼마나 밀착해서 그들의 고충을 함께 들어주고 도움이 될만한 자원을 연결해주는 활동을 제대로 하는지가 핵심이죠. 

중간지원조직이란 것은 매개자잖아요. 저는 주민들 만날 때, 우리는 중매쟁이입니다. 복덕방이예요. 이렇게 설명을 드리는데. 그렇게 해서 이분의 필요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연결해주도록 하는 거죠."


인터뷰 진행: 송주민, 류민수
녹취 정리: 류민수
글, 사진: 송주민

2015년 5월 6일 수요일

On 오후 4:04:00 by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 in ,    No comments
협의회에 세롭게 합류한 청년 활동가, 전국센터 선배들께 인사 드립니다